건축물의 썬큰(Sunken) 공간은 일반 외부 바닥과 성격이 다릅니다. 일반 외부 포장은 빗물이 주변으로 흘러가거나 넓게 분산될 수 있지만, 썬큰은 지상층에서 지하층으로 연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우천 시 물이 한곳으로 집중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썬큰 바닥 시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강석을 얼마나 반듯하게 깔았느냐가 아니라, 물이 얼마나 원활하게 빠지느냐입니다.
이번 현장은 화강석 버너 600mm × 600mm 규격을 사용하여 약 25m × 5m 규모의 썬큰 바닥을 시공하는 사례입니다.

트렌치가 있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현장에서 종종 듣는 말이 있습니다. “트렌치가 있으니 물은 빠지겠지.”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트렌치는 물을 받아주는 시설일 뿐입니다. 석재 바닥이 물을 트렌치까지 보내주지 못하면 아무리 트렌치가 설치되어 있어도 물은 고입니다.
실제로 하자가 발생한 현장들을 보면 트렌치, 집수정, 배수관은 정상인데 바닥 구배가 불량하여 물이 트렌치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비가 그친 뒤에도 물이 남고, 시간이 지나면서 물고임, 백화, 줄눈 오염, 동절기 동파, 미끄럼 위험, 입주자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현장의 핵심 구조
이번 현장은 크게 두 구간으로 나누어 봐야 합니다. 하나는 직사각형 기준구간이고, 다른 하나는 좌측 오므라드는 전환구간입니다.
1. 직사각형 기준구간
약 20m 정도의 직사각형 구간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중앙 능선을 기준으로 상부 트렌치와 하부 트렌치 방향으로 물을 보내면 됩니다.
즉, 중앙이 가장 높고 양쪽 트렌치 방향으로 낮아지는 구조입니다. 지붕의 용마루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2. 오므라드는 전환구간
좌측 약 5m 정도의 오므라드는 구간은 별도로 봐야 합니다. 도면상으로는 단순히 폭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물길이 방향을 바꾸는 구간입니다.
이 구간까지 기준실을 억지로 끌고 가면 줄눈은 맞아 보여도 물길이 꼬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별도의 기준점과 사선 물길을 잡아야 합니다.
구배를 주는 일은 왜 어려운가
현장에서는 “시간이 돈”이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그러다 보니 구배를 정확히 잡는 일은 작업자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일이 되기 쉽습니다.
구배를 주려면 초기 레벨 작업이 오래 걸립니다. 실도 더 정확히 쳐야 하고, 수평대로 더 자주 확인해야 합니다. 필요하면 판재도 더 많이 잘라야 하고, 모르타르도 더 들어갑니다.
즉, 당장 하루 작업량만 보면 손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자칫 “덜 자르고, 덜 손대고, 빨리 끝내자”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하자는 더 큰 손해를 만듭니다
구배를 대충 잡으면 처음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비가 오면 바로 결과가 드러납니다.
물이 고이면 단순히 보기 싫은 정도로 끝나지 않습니다. 판재를 걷어내고, 모르타르를 제거하고, 다시 레벨을 잡아야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30분, 1시간 아끼려다가 나중에 하루 이상을 다시 써야 할 수도 있습니다. 자재비, 인건비, 장비비, 현장 신뢰도까지 생각하면 하자 비용은 훨씬 커집니다.
그래서 썬큰 바닥에서는 초기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정확한 배수 계획을 세우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장 경제적인 시공입니다.
구배 기준은 어떻게 잡을까
600mm 수평대를 기준으로 할 때 3mm 구배는 약 0.5%입니다. 5mm 구배는 약 0.83%입니다.
일반 외부 바닥이라면 3mm 정도도 사용할 수 있지만, 썬큰처럼 물이 집중되는 구조에서는 5mm 정도를 기준으로 보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도 실제 배수 성능에서는 차이가 납니다. 특히 판재 오차, 줄눈 오차, 실 처짐, 모르타르 눌림까지 감안하면 3mm 구배는 현장에서 쉽게 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과 같은 썬큰 바닥에서는 600mm 기준 5mm 전후의 구배를 권장합니다.

실선과 수평대의 역할
25m 길이의 실선은 아무리 팽팽하게 당겨도 처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선은 기준을 잡는 도구이고, 최종 확인은 수평대로 해야 합니다.
양 끝 기준점을 잡고 실을 친 뒤, 중간 2곳 정도를 가시공하여 실 처짐을 보강하면 좋습니다. 그 후 2~3장마다 600mm 수평대로 구배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중앙 능선에서 양쪽 트렌치로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는지를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실은 직선을 보여주지만, 물은 실제 낮은 곳으로 흐릅니다.
추천 시공 순서
먼저 우측 기준석을 설치합니다. 이 기준석에서 중앙 능선과 양쪽 트렌치 방향의 높이를 잡습니다.
그다음 기준실을 설치하고, 직사각형 기준구간 약 20m를 먼저 진행합니다. 이 구간은 반복 작업이므로 기준만 정확하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공할 수 있습니다.
좌측 오므라드는 구간에 가까워지면 기준실을 그대로 끌고 가지 말고, 약 5m 전에서 별도 구간으로 분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전환구간에서는 사선 배수 방향을 다시 잡고, 필요하면 판재를 절단해야 합니다. 절단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물길을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물 테스트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도면도 맞고, 실선도 맞고, 수평대도 맞는데 실제 물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가장 확실한 검사는 물을 직접 흘려보는 것입니다.
석재를 몇 장 시공한 뒤 물을 조금 흘려보면 물길이 바로 보입니다. 물이 트렌치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면 시공 방향이 맞는 것이고, 중간에 멈추거나 돌아가면 그 부분은 즉시 수정해야 합니다.
특히 좌측 오므라드는 전환구간은 반드시 물 테스트를 해야 합니다. 이곳은 직선구간보다 물길이 복잡하고, 하자가 발생하기 쉬운 구간입니다.


결론
썬큰 바닥 화강석 버너 시공은 단순히 판재를 반듯하게 까는 작업이 아닙니다. 배수 계획을 먼저 세우고, 그 계획에 맞춰 석재를 시공하는 작업입니다.
덜 자르고 빨리 끝내는 시공은 당장은 편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고임 하자가 발생하면 처음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번 현장처럼 25m × 5m 규모의 썬큰 바닥에서는 직사각형 기준구간과 오므라드는 전환구간을 나누어 보고, 중앙 능선과 양쪽 트렌치 방향의 구배를 명확히 잡아야 합니다.
결국 좋은 시공은 가장 빨리 끝나는 시공이 아닙니다. 비가 온 뒤에도 물이 고이지 않는 시공, 시간이 지나도 하자가 발생하지 않는 시공이 좋은 시공입니다.